인쇄 산업을 떠받쳐온 교육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특성화 고등학교에서 인쇄과 통폐합이 진행되는 데 이어 전문대와 4년제 대학에서도 관련 학과가 사라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학문적 축소가 아니라, 산업 전반의 전문 인력 공급망이 끊기는 중대한 위기다.
디지털 전환과 자동화가 가속화되는 시점에 현장을 이해하고 기계를 다루며 시스템을 혁신할 인력이 절실하다. 그러나 교육기관 부재로 현장 인재는 줄어들고, 기업은 외부 인력을 고비용으로 채용하거나 사내 재교육을 떠맡아야 하는 구조로 내몰리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산업의 수요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캐논, 후지필름, 코니카 미놀타, 리코 등 주요 기업들이 생산 인쇄 부문에서 사무기기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캐논은 2024년 2분기 생산 인쇄 매출이 전년 대비 14.9% 증가했으며, 다른 기업들도 일제히 성장세를 보였다. 산업이 성장하는데 정작 이를 뒷받침할 인재 육성 체계가 사라진다면 기업은 구조적 리스크를 피할 수 없다.
교육 기반 약화는 기술 전수와 혁신 생태계 붕괴로 이어진다. 일본이 방글라데시에 인쇄 기술을 수출하며 산업 효율성을 높인 사례에서 보듯, 인적 교류와 교육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국제 협력과 기술 확산도 막힌다. 결국 산업의 미래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인쇄 전공 대학의 부재는 단순한 교육 과정의 조정이 아니다. 이는 전문 인력 부족, 산업 전환 대응 실패, 기술 경쟁력 저하까지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 전반의 위기 신호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도 인쇄업이 성장 동력을 이어가려면, 교육과 산업을 연결하는 구조적 대책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