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이 전통적 텃밭으로 여겨온 텍사스주 보궐선거에서 패배하며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 지형에 변수가 생겼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진영은 사상 최대 규모의 선거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나며, 민심 흐름과 자금력의 엇갈린 신호가 동시에 관측된다.
1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텍사스주 18선거구 연방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크리스천 메네피가 당선됐다. 해당 선거구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으로 분류되지만, 공화당은 중간선거 민심을 가늠하는 시험대로 인식해왔다.
18선거구는 민주당 소속 실베스터 터너 전 의원이 지난해 3월 별세한 뒤 공석이었으며, 메네피는 내년 1월까지 잔여 임기를 수행한다. 메네피는 선거 과정에서 보편적 건강보험 도입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정책을 주도한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 탄핵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번 결과로 민주당은 하원 의석을 추가 확보했다. 총 435석인 미 하원은 현재 공화당 218석, 민주당 213석, 공석 4석으로 구성돼 있으며, 메네피 취임 시 양당 간 격차는 5석에서 4석으로 줄어든다.
같은 날 치러진 텍사스 주의회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 테일러 레메트가 공화당 후보를 약 14%포인트 차로 앞서 사실상 승리를 확정했다. 해당 지역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17%포인트 차로 승리했던 곳으로, 정치권의 주목을 받았다.
이 같은 선거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 하락과 맞물리며 중간선거 위기론을 키운다. 정치 매체 더힐에 따르면 영국 이코노미스트 등의 여론조사에서 지난달 말 기준 무당파 유권자 중 트럼프 지지율은 27%로,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자금력에서는 정반대의 신호가 나온다. 폴리티코는 연방선거관리위원회 신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트럼프와 관련 정치 단체들이 보유한 자금이 총 3억7500만달러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는 역대 정치인 가운데 최대 규모다.
구성별로 보면 트럼프가 직접 모금한 자금은 2600만달러, 그를 지원하는 정치활동위원회는 800만달러, 트럼프와 연계된 슈퍼팩은 약 3억달러다. 공화당전국위원회가 보유한 9500만달러의 약 4배에 이른다.
뉴욕타임스도 트럼프 측근들이 운영하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슈퍼팩이 3억400만달러를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자금은 공화당 후보 지원이나 민주당 후보 공격에 집중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중간선거에서 의회 다수당을 탈환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 탄핵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는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당내 반대 세력을 압박하고 자신이 선호하는 후보를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에서는 텍사스 보궐선거 결과를 두고 중간선거를 향한 경고 신호라는 해석과 지역적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엇갈리고 있다. 민심의 흐름과 자금력이 어느 쪽으로 작용할지가 향후 판세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