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정세 긴장 속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국내 정유·에너지 관련 종목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오전 9시 15분 기준 흥구석유는 전 거래일 대비 5000원(18.12%) 오른 3만2600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S-Oil은 전 거래일보다 2.54% 상승했고 SK이노베이션도 0.16% 오름세를 나타냈다.
천연가스 관련주도 상승세를 보였다. 지에스이는 전 거래일 대비 485원(14.88%) 오른 3745원을 기록했고 대성에너지도 2120원(17.94%) 상승한 1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같은 상승세는 중동 지역 군사 충돌로 국제 원유 공급 불안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 충돌로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CNBC에 따르면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8일(현지시간) 오후 6시 12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17.25달러(18.98%) 상승한 배럴당 108.15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도 15.01달러(16.19%) 오른 배럴당 107.70달러에 거래됐다.
반면 유가 상승은 전력 기업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국전력은 전 거래일 대비 4150원(8.50%) 내린 4만4650원에 거래되며 약세를 보였다.
증권가는 에너지 시장 불안이 확대될 경우 정유업종이 단기적으로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유가와 공식판매가격(OSP) 상승으로 비용 부담은 커질 수 있지만 정제품 가격 상승으로 정제마진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이익까지 반영되면서 국내 정유사들이 올해 1분기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정유·화학 업황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공급망 훼손 상황에서 제품 가격 상승으로 단기적인 수익성 개선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은 공급 차질 장기화와 생산설비 가동률 조정 가능성 등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강화되고 중동 긴장이 지속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WTI와 두바이유가 각각 90달러와 100달러를 돌파하며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며 현재의 긴장 상황이 지속될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수준인 배럴당 120~13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