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둘러싼 개혁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국민주권의 근간을 훼손한 중대한 사안으로 규정하고 국정조사 추진을 공개 요청한 데 이어 검찰과 경찰이 참여하는 합동수사본부 구성까지 지시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민의 참정권은 어떠한 이유로도 제한되거나 침해돼서는 안 되는 헌법적 권리”라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부를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를 향해 조속한 국정조사 추진을 요청하며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선관위 운영 전반에 대한 제도 개선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사도 병행된다.
이 대통령은 검찰과 경찰이 참여하는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사건 전모를 철저히 규명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은 선거 직후 유감 표명에 그쳤던 대응 수위를 한층 높여 국정조사와 수사를 동시에 추진하는 강경 대응 기조를 드러냈다.
이번 발언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선관위를 향한 강도 높은 비판이다.
이 대통령은 “사고 자체도 납득하기 어렵지만 이후 대응과 국민에 대한 설명 역시 충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국가 5부 요인으로 규정된 것은 독립기관으로서 그에 상응하는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민의 신뢰를 잃은 독립기관은 존재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독립성은 책임의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선관위 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선관위 책임론에 힘을 보탰다.
김 총리는 “선관위의 일정 수준 이상 고위직은 책임을 져야 할 사안”이라며 조직 차원의 쇄신 필요성을 언급했다.
정치권에서도 후속 조치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여야는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도입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선관위의 구조와 권한, 책임 체계를 재정비하는 개헌 논의까지 거론되고 있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국회의장과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등 주요 헌법기관 수장들과 선관위 개혁 방안을 논의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선거 관리 실패를 넘어 헌법기관의 책임성과 독립성의 균형 문제를 재점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