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검찰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원안대로 의결했다. 오는 10월 2일부터 검찰은 직접수사와 보완수사 기능을 내려놓고 공소 제기와 공소 유지에 집중하게 되면서 70여 년간 유지된 형사사법체계가 대대적인 전환을 맞게 됐다.
정부는 4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 공포안을 비롯해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법, 반도체특별법 시행령 등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은 검찰개혁의 핵심 과제로 추진돼 온 수사와 기소의 분리 원칙을 제도적으로 완성하는 조치로 평가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대한 보완수사권의 법적 근거가 삭제된다. 대신 검사는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으며, 경찰은 일정 기간 안에 수사를 마친 뒤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수사 과정에서 생산된 자료는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기록하도록 했다.
또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할 경우 고소인과 피해자, 고발인이 이의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해 피해자 권리 보호 장치를 마련했다.
법원은 앞으로 ‘중대한 위법 수사’나 ‘소추 재량권의 현저한 일탈’이 인정될 경우 공소를 기각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수사기관의 절차적 책임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개정 형사소송법은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 출범 일정에 맞춰 오는 10월 2일부터 시행된다. 시행 이후 일반 형사사건 수사는 경찰이 담당하고, 검찰은 기소와 공소 유지에 전념하는 구조로 재편된다.
여권은 이번 개정을 검찰개혁의 완성이라며 수사와 기소의 분리 원칙을 제도적으로 확립한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반면 국민의힘 등 야권은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로 범죄 피해자 보호가 약화될 수 있다며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요구했지만, 정부는 국회의 입법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에 따라 법안을 그대로 공포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경찰에 수사권이 집중되는 데 대한 우려도 함께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세 기관이 수사에 있어 최종 종결권까지 갖게 됐다”며 “경찰이 엄청난 권한을 갖게 되는데 앞으로 안전할까 하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커진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을 질 준비가 돼 있는지도 또 다른 문제”라며 “검찰은 물론이고 경찰 수사도 믿기 어려웠던 사례들을 많이 봤다”고 지적했다.
또 수사기관 비위에 대한 징계 수준이 지나치게 낮다며 “수사 비리를 저질러도 정직이나 감봉 몇 개월을 받고 중징계라고 하는데 이해하기 어렵다”며 “최소한 해임이나 파면, 또는 영구적으로 수사를 하지 못하도록 해야 책임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유지할 것인지 여부는 절대적인 정답이 있는 문제가 아니며 걱정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앞으로 경찰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훨씬 강화될 것인 만큼 높은 책임감과 윤리의식을 갖고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과거 권력기관의 권한 집중이 독재로 이어졌던 사례를 언급하며 경찰 권한 확대 역시 충분한 견제 장치와 책임성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선거관리 부실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법도 함께 의결됐다.
특검은 국민추천위원회 추천을 통해 임명되며 준비기간을 포함해 최장 170일 동안 약 165명 규모의 수사팀을 운영하게 된다. 지방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국민참정권 침해와 선거관리 부실 의혹 전반을 규명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와 함께 오는 11일 시행되는 반도체특별법의 후속 조치인 시행령도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시행령은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반도체 클러스터 지원 방안 등을 구체화해 국가 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