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젠슨 황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특별 연설에서 ‘엔비디아 기반 로보택시’가 2026년 1분기 안에 미국에서 상용 서비스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1분기, 유럽은 2분기, 아시아는 3~4분기에 로보택시가 순차적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상용화 시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다만 이 발언은 엔비디아가 직접 로보택시 차량을 제작하거나 운영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엔비디아는 자율주행용 시스템온칩(SoC)과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고, 완성차 업체나 모빌리티 기업이 이를 탑재해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하는 구조다. 엔비디아의 Drive Orin, Drive Thor 등 자율주행 SoC와 통합 소프트웨어 스택인 Drive 플랫폼이 핵심 기반이 된다.
젠슨 황은 같은 연설에서 차세대 데이터센터용 인공지능 칩 ‘루빈(Rubin)’이 이미 양산 단계에 들어갔다고 밝히며, 로보틱스와 자율주행을 GPU 이후 엔비디아의 두 번째 성장 축으로 강조했다. 그는 “로보택시는 수조 달러 규모의 기회”라며, 자율주행과 로보틱스가 인공지능 산업의 다음 파도를 이끌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엔비디아 로보택시’라는 표현 역시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는 특정 차량이나 단일 브랜드를 가리키기보다는, 엔비디아의 칩과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파트너사 로보택시 서비스를 통칭하는 개념에 가깝다. 우버를 비롯한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글로벌 완성차 업체, 로보택시 스타트업들이 엔비디아 기술을 기반으로 제한된 지역과 조건에서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택시를 운행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해외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일부 파트너와 함께 2027년 전후 자체 브랜드에 가까운 로보택시 서비스 테스트도 검토하고 있지만, 이번 CES 연설에서는 보다 이른 시점의 상용화를 강조했다. 이는 이미 계약이 체결된 파트너들을 통해 부분적이지만 실제 서비스가 시작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과정에서 엔비디아는 차량과 서비스를 직접 운영하는 테슬라나 웨이모와는 다른 위치에 있다. 그러나 ‘로보택시 생태계의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는 관점에서는 사실상 경쟁 구도로 인식된다. 젠슨 황은 테슬라의 로보택시 구상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엔비디아 플랫폼이 완성차와 모빌리티 기업 전반에서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
한국과의 연결 가능성도 주목된다. 현대차그룹은 아이오닉 5 기반 로보택시를 재개발하며 미국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고, 자율주행·스마트팩토리·로보틱스 전반에서 엔비디아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모셔널과 웨이모, 우버 등과 얽힌 현대차 로보택시 프로젝트에도 엔비디아 플랫폼이 활용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젠슨 황이 언급한 아시아 지역 상용화 일정이 가시화될 경우, 한국이나 현대차 생태계가 간접적으로 포함될 여지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이번 발언은 ‘엔비디아가 로보택시를 만든다’는 선언이라기보다, 자율주행과 로보틱스를 차세대 핵심 산업으로 끌어올리며 플랫폼 주도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CES 2026에서 제시된 일정이 현실화될 경우, 로보택시는 기술 시연 단계를 넘어 실제 일상 교통 서비스로 한 발 더 다가서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