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증권가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 상향이 잇따르고 있다. 공통된 배경은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로 촉발된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현실화되면서 실적 전망이 계속 위로 수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가 제시하는 큰 그림은 AI 메모리 중심의 구조적 호황이다. AI 서버 확산으로 HBM, DDR5, 데이터센터용 SSD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는 국면이 형성됐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와 주요 투자은행들은 2026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전년 대비 25% 이상 성장하고, 이 가운데 메모리 부문이 30%대 성장률로 전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 미세화와 HBM 전환에 따른 공급 제약 속에서 AI 인프라 투자가 이어지며 중장기 고수익 구간으로 재평가되는 흐름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목표주가 상향의 핵심은 반도체 사업 실적의 레벨 변화다. KB, 키움, 흥국, 신한 등 다수 증권사는 최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16만원 수준에서 17만~18만원대로 올렸다. D램 가격 상승과 HBM 출하 증가로 DS 부문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됐다. 이에 따라 2026년 영업이익 추정치도 120조~170조원 범위로 대폭 상향 조정됐다. 일부 리포트는 AI 투자 초호황 국면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대비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며 밸류에이션 재평가 여지가 크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한 시각은 더욱 공격적이다. IBK, 현대차, 대신, KB, 키움 등은 새해 들어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70만원에서 80만~140만원대로 단계적으로 끌어올렸다. AI용 HBM 시장에서 사실상 톱티어 공급자로 자리매김하며 전략 자산으로 격상됐다는 평가가 핵심 논리다. 범용 D램 수급이 타이트해진 데다 낸드 가격과 실적 전망도 동반 상향되면서 2026~2027년 이익 사이클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KB 등은 D램·낸드 가격 가정치를 올리며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145조원, 170조원 수준으로 재산정했고, 이에 따라 목표주가를 약 17% 상향했다고 설명했다.
단기 촉매로는 메모리 가격 반등과 환율, 수급 환경이 꼽힌다. 증권가는 D램과 낸드 가격의 빠른 회복, 달러·원 환율 흐름,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40%를 차지하는 반도체 투톱으로의 자금 쏠림이 목표주가 상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메모리 공급이 구조적으로 제한된 상황에서 AI 메모리가 전략 자산으로 재평가되며 과거처럼 재고 증가로 급락하는 사이클이 아니라 이익 체급 자체가 한 단계 올라간 국면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