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중앙위원회가 대의원과 권리당원 표의 등가성을 맞추는 이른바 ‘정청래표 1인1표제’를 가결했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론을 둘러싸고 당내 반발에 직면해온 정청래 대표는 일단 한 고비를 넘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중앙위원회 의장은 3일 1인1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당헌 개정안이 지난 이틀간 진행된 중앙위 온라인 투표에서 찬성 60.58%, 반대 39.42%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중앙위원 총 590명 가운데 515명이 참여해 312명이 찬성표를 던졌으며, 가결 요건인 재적 과반 295명을 넘겼다.
정 대표는 투표 결과 발표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만시지탄의 감이 없지 않다”면서도 “민주당도 당당하게 1인1표 시대를 열어 더 넓고 평등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제시한 핵심 공약이다. 지난해 12월 한 차례 중앙위 문턱을 넘지 못했으나, 당시에는 투표 시간이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4시간 30분에 그친 점이 패인으로 지적됐다. 이번에는 지난 2일 오전 10시부터 3일 오후 6시까지 이틀에 걸쳐 투표가 진행됐다.
이 제도는 지난해 말부터 당내 갈등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정 대표의 연임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시각과 함께, 지난달 원내대표·최고위원 보궐선거에서도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표결을 사실상 정 대표에 대한 재신임 성격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달 22일 정 대표가 조국혁신당에 합당을 전격 제안하면서 당내 관심은 일시적으로 분산됐다. 그럼에도 합당 제안 이후 처음 치러진 당내 주요 표결인 만큼, 이번 결과를 향후 합당론의 가늠자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가결로 정 대표 측은 우선 한숨을 돌리게 됐다. 정 대표는 4일부터 지방선거를 앞둔 최대 현안인 합당 추진과 관련해 본격적인 당내 의견 수렴에 나설 계획이다. 전날에는 이언주 수석최고위원과 오찬을, 황명선 최고위원과 만찬을 가졌고, 이날은 강득구 최고위원과 오찬을 함께했다. 주내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를 비롯해 다양한 단위로 당내 의원들을 만날 예정이다.
다만 찬성률이 지난해 시도 때보다 약 10%포인트 낮아진 점은 변수로 꼽힌다. 당내에서는 1인1표제 도입과 합당 추진에 대한 불만을 가진 비토 세력이 결집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0으로 이기나 3대0으로 이기나 이긴 것은 이긴 것”이라며 “통과와 시행 자체에 의미를 두고, 투표율과 찬성률에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2026년 중앙당 재정운용계획 및 예산 심사의 건도 중앙위에서 처리했다. 해당 안건은 중앙위원 515명이 참여해 찬성 491표, 반대 24표로 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