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맞아 가진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지난 1년간의 국정 성과를 평가하는 한편 최근 치러진 6·3 지방선거 결과를 “국민의 경고”로 받아들이겠다며 국정 쇄신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국가적 위기 속에서 출범한 국민주권정부가 지난 1년 동안 민주주의 위기와 통상·안보 위기, 민생 위기를 극복하며 대한민국의 회복과 정상화를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기자회견 슬로건을 ‘대체불가 대한민국’으로 정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대한민국이 세계가 주목하는 나라를 넘어 세계가 반드시 필요로 하는 나라로 도약해야 한다며 ‘K-이니셔티브’ 시대 개막을 선언했다.
그는 “인공지능(AI)을 산업과 일상에 전면화한 첫 번째 나라, 자주국방을 추진하는 국가들의 첫 번째 파트너, 세계가 주목하는 나라에서 세계가 필요로 하는 나라로 성장하겠다”며 첨단산업 육성과 성장전략 전환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향후 국정 운영의 4대 목표로 ▲초격차 산업강국 ▲글로벌 외교안보 강국 ▲규범이 지켜지는 정상사회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정부를 제시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과 핵잠수함 도입,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회복 추진 등을 주요 성과로 언급했다. 또한 굳건한 한미동맹과 자주국방, 실용적 국익외교를 바탕으로 글로벌 책임 강국의 역할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겸허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국민은 다 보고 있고 다 듣고 있다”며 “결국 국민의 경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 직후 2~3일은 상태가 좋지 않았다”며 “결론은 나의 부족함이었다”고 밝혀 회견장에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점검과 쇄신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배경에 대해서는 “공무원들이 괴롭다고 할 정도로 열심히 일하는 분”이라고 소개하며 특유의 유머를 곁들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청년과 지방 문제를 주제로 한 대학생 기자들의 영상 질문을 비롯해 지역 언론과 외신 기자들에게도 폭넓은 질문 기회가 제공됐다. 이 대통령은 질문자를 직접 지명하며 자유로운 형식으로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경제 현안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급 요구와 관련해서는 “발랄하지 않느냐”고 평가했고,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보수정부가 집권하면 집값을 올리려고 고사를 지내도 안 오르다가 개혁정부가 들어서면 오른다”며 시장 상황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특히 지방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일부 지역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서는 “모범적 민주국가 대한민국의 명예를 한순간에 훼손한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당초 예정 시간을 크게 넘긴 167분 동안 진행됐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종료 시간을 알렸음에도 이 대통령은 추가 질문을 받으며 답변을 이어갔고, 뉴스통신사와 뉴미디어 매체 기자들에게까지 질문 기회가 주어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국민임명식 당시 착용했던 흰색 바탕의 푸른 줄무늬 넥타이를 다시 매고 기자회견장에 입장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다짐과 희망의 대한민국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 말미에 “저에게 주어진 하루하루가 임기 마지막 날이라는 심정으로 뛰겠다”며 “국민의 삶을 유일한 기준으로 삼아 더 혁신적이고 더 실용적인 정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년과 경쟁하겠다”며 “지난 1년보다 앞으로 4년이 더 기대되는 정부, 국민의 생명과 삶을 지키는 정부가 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