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SDI가 보유 중인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매각을 추진한다. 장부가 기준 10조원 이상으로 평가되는 지분을 처분할 경우 대규모 투자 재원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다.
20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SDI는 “투자 재원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유 중인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등의 매각 추진을 이사회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통해 거래 상대, 규모, 조건, 시기 등을 검토한 뒤 이사회 보고와 승인을 진행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매각 방식과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삼성SDI는 비상장사인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15.2%를 보유하고 있다. 장부가 기준으로 10조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전량 매각이 이뤄질 경우 10조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확보 자금의 사용처에 주목하고 있다. 회사가 투자 재원 확보를 명시한 만큼, 재무구조 개선보다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국내외 주요 시장에서 배터리 생산 역량을 강화하는 데 자금이 투입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시장이 유력한 투자처로 꼽힌다. 에너지저장장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삼성SDI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합작해 미국 인디애나주에 스타플러스에너지를 설립했다. 추가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삼성SDI가 스텔란티스 보유 지분을 인수해 합작법인을 100% 자회사 체제로 전환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초 스텔란티스와 캐나다에 설립한 넥스트스타에너지 지분 전량을 인수해 단독 체제로 전환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의 부채비율은 79% 수준으로 배터리 3사 가운데 가장 낮다”며 “재무 안정성을 고려하면 확보 자금은 단기적인 재무 개선보다는 중장기 성장 투자에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