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같이 생활하고 있는 친구랑 중국에 있다가 차오산(潮汕)에 다녀왔어요. 광둥성 동쪽 바닷가 쪽인데, 산터우(汕头), 차오저우(潮州), 제양(揭阳) 세 도시를 묶어 차오산(潮汕)이라고 부른다고 하더라고요. 음식이 유명하다고 해서 너무 기대 되는데? 이런 느낌으로 출발했어요.
서울에서 제주도 가듯이 국내선을 타야 했어요. 중국까지 온 것도 신기한데 또 비행기를 탄다니, 괜히 여행 온 사람처럼 들뜨더라고요. 친구가 창가 자리도 양보해 줬어요. 아이랑 비행기 타면 늘 아이가 창가잖아요. 저는 늘 통로 쪽이었는데, 오랜만에 창밖을 계속 보고 있으니까 괜히 울컥했어요. 별거 아니지만 중국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는 것도 고마운데 배려를 많이 해 줘서 고마웠어요.

친구는 2009년 일본 유학 때 기숙사 룸메이트였어요. 그때 기숙사엔 중국 학생이 거의 대부분이었고, 저는 한국에서 온 몇 안 되는 학생 중 하나였죠. 부엌 같이 쓰면서 한국 음식 해주면 애들이 신기해서 다 모여들고, 한입씩 먹어보고, 노래방 가서 중국 노래 한국 노래 섞어서 부르고… 그냥 철없이 재밌게 지냈던 시절이에요. 그때는 이런 식으로 다시 중국에 와서 같이 영업 겸 여행할 줄은 몰랐죠.
차오산은 생각보다 따뜻했어요. 겨울인데 22도 정도였고 바다도 있고, 야자수 사이에 빛이 들어오는데 제주도 느낌이 조금 나더라고요. 여름은 엄청 덥다는데, 겨울 여행지로는 괜찮겠다 싶었어요.
해산물 식당에 갔는데, 수조에서 고르면 바로 잡아서 요리해 줘요. 저는 인천 출신이라 그런지 해물을 좋아해요. 여기 해물은 진짜 달았어요. “아, 이래서 음식으로 유명하구나” 싶었습니다.

차오저우에 있는 광지다리(广济桥)도 다녀왔어요. 400년 됐다고 하더라고요. 일부가 열려서 배가 지나간다는데, 그 옛날에 그런 구조를 만들었다는 게 신기했어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돌들도 물끄러미 쳐다보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다리 주변에 있는 재래시장도 구경했습니다. 재밌는 건, 외국인이 거의 없었다는 거예요. 관광지 특유의 북적임은 있었지만, 정말 그 동네 사람들만 오가는 시장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더 재미있고, 더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상점에 들어가서 한국 사람이라고 하고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면 다들 반갑게 웃어주셨어요. 어디서 왔냐고 묻고, 한국 케이팝 좋아한다고 이야기해 주시고요. 괜히 제가 어깨가 조금 올라가더라고요. 정말 한국 케이팝, 으뜸입니다.

문화를 체험했으니 이제 음식 문화를 체험해야죠.
차오산 훠궈가 유명하다고 해서 갔는데, 소고기를 얇게 썰어서 살짝 데쳐서 여러가지 소스에 찍어 먹는 스타일이에요. 고기가 정말 부드러워서 엄마 생각이 났어요. 턱관절이 안 좋으신데, 이런 고기는 잘 드실 텐데 하고요. 맛있는 걸 먹으면 꼭 가족이 떠오르더라고요.

바다 노을이 예쁘게 보이는 호텔에 돌아와서 친구랑 일본 생활 이야기를 했어요. 둘 다 학부형이니까 자연스럽게 학교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 일본에서 살다 보면 조용히, 겸손하게 있는 게 편할 때가 많죠. 그래도 너무 움츠리지 말자, 예의는 지키되 당당하게 살자, 이런 이야기를 하다가 웃었어요.
며칠 따뜻한 곳에 있다 보니 집에 가기 싫어졌어요. 잠깐은 진짜 재벌처럼 산 것 같았거든요. 물론 돌아가면 아이들 챙기고 일도 해야죠. 그래도 이런 시간이 있으니까 또 일상을 버틸 수 있는 것 같아요.
일본 3월의 문턱은 하루는 덥고, 하루는 또 춥고, 정신이 없네요. 꽃가루도 시작됐고요. 감기 조심하시고
다음 중국 이야기 마지막이야기에서 만나요.
도쿄라라
東京 dream24 부동산 대표
hangwoon3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