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정세 긴장으로 국제 유가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주유소 기름값이 상승세를 이어가며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800원을 넘어섰다. 정부는 시장 안정 대책으로 지역별·유종별 최고가격 지정 검토에 나섰다.
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834.3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지역 평균 휘발유 가격도 리터당 1889.1원까지 올라 1900원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경유 가격 상승세는 더 가파른 모습이다. 서울 지역 평균 경유 가격은 리터당 1895.2원으로 전날보다 약 100원 가까이 오르며 일부 지역에서는 휘발유 가격을 웃돌기도 했다.
기름값 상승세가 이어지자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지역별·유종별 최고가격 지정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현행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에 따르면 정부는 석유 수입이나 판매 가격이 크게 변동하거나 변동 우려가 있을 경우 석유 판매 가격의 최고액 또는 최저액을 정할 수 있다.
정유업계는 정부 방침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비상 상황에서는 국내 석유 공급 안정이 가장 중요한 만큼 정부 정책에 최대한 협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유소 대부분은 정유사 직영이 아닌 개인사업자 형태로 운영된다. 정유사로부터 공급받은 유류를 판매하는 구조여서 정유사의 공급 가격이 주유소 판매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주유소 업계도 정부의 가격 관리 방안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정유사의 공급 가격이 안정되면 주유소가 굳이 높은 가격으로 판매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가격 관리 조치가 시장 안정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 흐름 자체를 차단할 수는 없지만 정부와 업계가 함께 대응하면 시장의 불안 심리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