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종전 및 휴전 협상이 끝내 합의 없이 종료되면서 중동 정세가 다시 불확실 국면에 진입했다. 양측은 핵 프로그램과 제재 해제, 해상 통제권을 둘러싼 핵심 쟁점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교착 상태에 빠졌다.
외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진행된 이번 협상은 약 21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 끝에 결렬됐다. 협상의 핵심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포기 여부와 제재 해제 조건,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 통제 문제였다.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약속을 요구하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반면 이란은 제재 해제와 주권 문제를 우선시하며 맞섰다. 결국 양측 모두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 협상은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
협상 결렬 이후 미국은 군사적·경제적 압박 기조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 발언을 자제하면서도 관련 보도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간접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이는 협상 실패 책임을 이란에 돌리면서도 압박 수위를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실제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군사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미군은 기뢰 제거 작전을 시작하며 해상 통제권 확보에 나섰다. 이는 외교 협상과 군사적 옵션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이 본격화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JD 밴스 부통령은 협상 종료 직후 “성실한 논의였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며 “미국은 최선의 제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협상 결렬에도 불구하고 외교 채널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양측이 합의했던 2주간의 임시 휴전은 4월 22일 만료를 앞두고 있다. 외신들은 휴전 연장 실패 가능성과 함께 군사 충돌 재개 위험을 동시에 경고하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될 경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과 해상 물류에 직접적인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향후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로 전망된다. 하나는 협상 장기화다. 파키스탄 등 제3국의 중재를 통한 추가 협상, 또는 단계적 합의와 휴전 연장 시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른 하나는 군사 충돌 재개다. 이란의 강경 대응과 미국의 군사 압박이 맞물릴 경우 국지적 충돌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을 ‘불안정한 교착 상태’로 규정하고 있다. 양측 모두 강경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완전한 협상 파기를 피하고 있어 긴장과 협상이 동시에 이어지는 복합 국면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협상 결렬은 단순한 외교 실패를 넘어 중동 전체의 긴장을 다시 끌어올리는 분수령이 되고 있다. 향후 정세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이란의 선택, 미국의 압박 강도, 국제사회의 중재 여부에 따라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