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이란 전쟁 장기화 가능성에 대해 강도 높은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 국제유가 급등과 공급망 충격이 겹칠 경우 세계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을 넘어 구조적 위기로 빠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26에서 “전쟁이 올해를 넘겨 내년까지 이어지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125달러 수준에 도달하면 전 세계는 상상 이상의 훨씬 더 나쁜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년까지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상당수 국가가 깊은 경제 침체에 빠질 것”이라며 “세계의 80%가 석유 수입국이며, 이 가운데 재정 대응 능력이 부족한 국가들이 존재한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먼저 경기 수축이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IMF가 앞서 제시했던 올해 글로벌 성장률 전망치 3.1%와 물가상승률 4.4% 역시 유지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글로벌 성장률이 2.5% 수준으로 둔화하고 물가는 5%대 중반까지 상승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사실상 전 세계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쟁이 길어질수록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높아지고 결국 기대 인플레이션마저 흔들릴 수 있다”며 “이 경우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의 정책 대응 여지는 급격히 좁아지고 세계 경제는 파탄 수준의 충격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물경제 충격도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비료 가격이 30~40% 상승했다”며 “이는 결국 식품 가격을 3~6%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발 비용 충격이 공급망 전체로 확산하고 있다”며 “완만한 영향 시나리오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IMF 역시 올해 전반에 걸쳐 부정적 시나리오를 전제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