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한복판인 중구 을지로 세운지구가 지하와 지상을 아우르는 ‘입체보행공간’과 공원으로 새롭게 바뀐다. 노후 지하상가를 리모델링해 스타트업 창업공간과 휴식 공간으로 활용하고, 지상에는 도심 녹지를 확충해 시민 친화적 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세운3·5구역 개발을 맡은 한호건설(디블록)은 공공기여 차원에서 을지로3가역~4가역 구간 지하상가를 2층 구조의 입체보행공간으로 바꾸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지하 2층에는 스타트업 교류 플랫폼이, 지하 1층에는 상가와 생활 편의시설이 들어선다. 1층 공용로비는 개방형 녹지와 연결돼 휴식 공간 역할을 한다. 서울시는 이미 세운지구 내 13만6000㎡ 규모의 녹지를 단계적으로 확보하기로 해 북악산에서 종묘·남산까지 이어지는 도심 녹지축 완성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번 사업은 일본 도쿄 도라노몬 힐스 스테이션, 롯폰기힐스처럼 지하철역과 오피스를 연결한 복합공간 모델을 벤치마킹했다. 뉴욕 브라이언트파크를 관리하는 비영리법인 BPC처럼, 세운지구 역시 민간 시행사가 설립한 법인이 공원·녹지와 입체보행공간을 통합 관리하는 ‘지구통합관리’ 방식이 적용된다. 시행사는 허용 용적률 인센티브(20%)에 따른 추가 면적을 얻는 대신 약 130억 원 규모의 초기 재원을 부담한다. 이 재원은 운영 수익과 함께 지역 활성화, 청소·안전·보수 등 유지 관리에 쓰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계획이 어두운 지하보도를 혁신 공간으로 바꿔 사람들의 발길을 다시 모으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구별로 통합된 관리 체계를 구축해 안정적으로 지역을 운영하고, 도심이 녹지생태 기반의 명소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