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일의 대통령실 내부 상황을 담은 CCTV 영상이 2025년 10월 1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에서 공개됐다. 이 영상은 한 전 총리가 내란 및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기소된 사건의 주요 증거로, 대통령 경호처와 특검이 합의해 약 20분 분량이 법정에서 재생됐다.
공개된 영상에는 계엄 선포 직전 대통령실 내부의 긴박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한 전 총리가 집무실 입장 전 대접견실에서 김영호 전 통일부 장관과 대화하는 장면, 이어 ‘포고령’과 ‘지시사항’ 등 문건을 직접 챙겨 국무위원들과 검토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영상에는 정족수 부족을 알리는 손동작과 일부 장관에게 직접 연락을 취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회 기능 마비와 관련한 문건을 전달하고, 경찰·소방에 단전·단수 지시를 내리는 장면이 포함되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계엄 선포 직후 한 전 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단둘이 남아 문건을 주고받으며 웃는 모습도 공개돼 정치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영상에는 일부 국무위원들의 절차상 정당성 논의와 계엄 결정 반대 의견이 담겨, 당시 정부 내부의 혼선과 이견이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로 평가된다.
재판부는 “비상계엄은 국민의 생명과 헌정 질서에 직결되는 중대한 조치”라며 한 전 총리의 판단과 역할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한 전 총리는 “계엄 계획을 사전에 알지 못했고,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절차상 입장을 정리한 것뿐”이라고 진술했다.
그러나 특검은 “한 전 총리가 문건을 직접 준비하고 장관들과 협의하는 등 실질적 관여가 확인된다”며 내란 방조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추가 증거조사를 예고했다.
이번 영상 공개로 계엄 선포의 절차적 정당성과 실질적 책임 소재가 재판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대통령실 내부 통신기록, 문건 유통 경로, 관련자 진술 등이 향후 재판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계엄 선포 과정의 실질적 기여 여부를 명확히 규명하겠다”며 후속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법조계는 이번 영상 공개가 향후 정치적 책임 논의로 번질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