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희토류 및 관련 기술·장비의 수출을 전면 통제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첨단산업 전반에 파장이 일고 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원자재 통제에 그치지 않고, 가공기술과 생산설비, 심지어 해외 우회수출까지 막는 고강도 대응으로 평가된다.
이번 발표로 중국은 기존 7종에 더해 홀뮴, 툴륨, 유로퓸, 에르븀, 이테르븀 등 5개 희귀 원소를 추가, 17개 희토류 중 12종을 통제 품목으로 지정했다. 고성능 자석, 위성, 양자컴퓨터, AI 장비, 군수 분야 등에 쓰이는 핵심 금속이 대부분 포함됐다.
특히 이번 조치는 채광·정제·자석 제조 등 고부가가치 기술과 설비, 도면, 생산라인 시뮬레이션 자료까지 통제 대상에 포함시킨 것이 특징이다. 제품 내 중국산 희토류가 0.1% 이상 포함되면 별도 수출허가를 받아야 한다. 중국 상무부의 허가 없이는 제3국을 통한 우회수출도 불가능해졌다.
이번 조치는 11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배경에는 미국 등 서방의 반도체 장비 수출규제에 대한 맞대응과, 10월 말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APEC·경주)을 앞둔 협상용 압박 카드로서의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상무부는 “희토류는 민·군 겸용 전략자원으로, 국가안보와 직결된다”며 “국제 관행에 따른 통제”라고 밝혔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미국과 군사·WMD(대량살상무기) 연관 품목에 대해선 허가가 거의 불가능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통제 발표 직후 일부 희토류 품목의 국제가격은 하루 만에 37% 급등했다. 반도체, 전기차, 방산, 레이저, AI 제조 등 희토류 의존도가 높은 산업 전반에서 공급망 불안이 가속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원료에서 가공, 기술까지 전 주기를 장악한 상태에서 수출통제가 현실화되면, 이는 단순한 무역 이슈가 아니라 글로벌 첨단산업의 구조적 리스크로 확산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미국과 유럽, 한국, 일본 등 주요국은 단기적으로는 수급난과 가격폭등을 피하기 어렵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대체기술 개발과 공급망 다변화를 본격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는 자원 무기화 시대의 신호탄이자, 기술 패권 경쟁이 원자재·소재 단으로까지 확장된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