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패러다임이 흔들린 2024년 이후 브랜드 경쟁의 기준은 더 이상 ‘트래픽’이 아니다. 제로클릭 환경이 본격화되면서 이용자가 정보를 얻는 방식 자체가 재편되자, 기업들은 검색 엔진이 아니라 ‘발견되는 공간 전체’를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가장 큰 변화는 검색 감소가 아니라 검색의 분산이다. 전체 검색의 60% 이상이 클릭 없이 끝나고, 이용자들은 더 이상 구글에서 클릭을 거쳐 웹사이트로 이동하지 않는다. ChatGPT·Perplexity 같은 AI 검색, TikTok·Instagram 등 소셜 플랫폼, Reddit·Quora 같은 커뮤니티에서 즉시 답을 얻는 흐름이 자리 잡았다. 웹사이트 방문이 줄었을 뿐 브랜드 탐색 과정은 오히려 더 넓고 복잡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새롭게 등장한 개념이 ‘제로클릭 디스커버리 경로’다. 기존의 키워드 검색→결과 노출→클릭→웹사이트 방문이라는 선형 구조 대신, AI에서 답을 먼저 확인하고 소셜·커뮤니티에서 브랜드를 접한 뒤, 마지막에 브랜드를 직접 검색해 확인하는 방식이 확산됐다. 클릭 없는 상태에서도 브랜드 인지와 구매 의사결정이 충분히 이뤄진다는 점이 핵심이다.
브랜드가 우선해야 할 일은 가시성 진단이다. AI 검색, 구글 AI 오버뷰, 소셜, 커뮤니티, 리뷰 사이트, 위키피디아 등 6개 주요 채널에서 브랜드가 어떻게 설명되고 언급되는지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제로클릭 환경에서 성과를 평가하는 지표 역시 ‘클릭 수’에서 ‘가시성 영향력’으로 이동하고 있다. 브랜드 검색량, AI가 브랜드를 인용하는 빈도, 소셜·커뮤니티언급량, 보조전환, CRM 기반 매출 영향도 등이 새로운 KPI로 떠올랐다.
콘텐츠 전략도 바뀌고 있다. AI가 인용하기 쉬운 구조가 중요해지면서 명확한 정의, 비교, 가격·사양, Q&A, 구조화된 HTML과 스키마 같은 엔티티 기반 콘텐츠가 요구된다. AI가 오래된 정보를 참고해 브랜드를 오해하거나 잘못 설명하는 사례가 늘면서, 위키피디아와 고신뢰 사이트 정보 정비, 리뷰·커뮤니티 최신화, AI가 참고하는 출처 정리 같은 ‘데이터 주권 확보 전략’도 중요해졌다.
전문성과 신뢰 기반의 발신은 더욱 강력한 영향력을 갖게 됐다. 클릭은 줄었지만 전문적 목소리가 반복적으로 노출될 때 브랜드 인지는 오히려 강화된다. 창업자와 PM, 전문가들의 의견, 실험 결과, 사례 기반 콘텐츠가 AI와 사람 모두에게 가장 높은 신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커뮤니티 참여와 소셜 기반 thought leadership은 제로클릭 시대의 핵심 역량으로 평가된다.
결국 승부는 어디에서 결정되는가.
트래픽을 모으는 브랜드가 아니라, AI와 소셜, 커뮤니티 등 다양한 공간에서 꾸준히 발견되고 자연스럽게 인용되는 브랜드가 최종 승자가 된다. 클릭 여부와 관계없이 여러 접점에 노출된 브랜드일수록 구매 순간에 연상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제로클릭 시대, 브랜드가 관리해야 할 것은 방문이 아니라 ‘어디서든 떠오르는 존재감’이라는 점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