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대출이 부동산업에 집중되면서 부동산 경기 변동 시 금융 취약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고령층의 취약 차주 비중이 높아 충격 발생 시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확산될 가능성도 거론됐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5년 12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72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하반기 이후 증가세는 다소 둔화됐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 가운데 개인사업자대출은 725조원, 가계대출은 346조원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76%로 올해 1분기 말(1.88%) 이후 2분기 연속 하락했지만, 장기 평균인 1.41%를 웃돌았다. 대출 형태별로는 비은행권 연체율이 3.61%로 은행권(0.53%)보다 크게 높았다. 취약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11.09%로 비취약 자영업자(0.50%)와의 격차도 두드러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60대 이상 자영업자 대출은 올해 3분기 말 389조원으로, 2021년 말 대비 124조원 증가해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고령화와 창업 수요 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특히 고령 자영업자의 부동산업 대출 비중은 38.1%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고령층 자영업자의 전체 연체율은 1.63%로 평균(1.76%)을 소폭 밑돌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으나, 취약 차주 대출 비중은 15.2%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한은은 이 비중이 최근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향후 연체율이 빠르게 높아질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은 고령 자영업자가 부동산업 대출에 집중돼 있어 부동산 경기 변화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고령층의 사업 전환 지원 등 연령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최근 논의되고 있는 정년 연장에 대해서는 고령층의 자영업 전환을 늦춰 고령 자영업자 증가를 완화할 수 있다는 긍정적 효과가 있는 반면, 청년층의 정규직 진입을 위축시킬 수 있는 부작용도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청년 고용 기회 확대와 자영업자 부채 관리 강화를 병행하는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