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제정된 ‘조달청 인쇄기준요금’은 공공기관의 인쇄 예정가격을 정하는 중요한 기준이었다. 그러나 2011년 제도 폐지 이후 최소 단가의 안전판이 사라지면서 공공 입찰 시장은 저가 경쟁 일색으로 흘렀다. 여전히 일부 기관은 2005년 단가 혹은 그 이하의 가격을 예정가로 삼고 있어 업계는 수익성 악화와 구조적 위기를 호소해왔다. 이에 따라 정가제 도입과 적정가격 기준 마련 요구는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최근 흐름은 제도의 복원과 구조 개편을 향한 움직임으로 요약된다. 대한인쇄연합회와 서울인쇄조합은 현실적 단가 기준 마련을 위해 TF를 꾸리고, 회계 전문가와 학계를 참여시켜 공공조달용 기준 단가 마련을 추진 중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동반성장위원회도 이를 지원하며 제도적 근거를 세우려 하고 있다.
또한 인력 부족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노령화로 숙련 인력이 줄어드는 가운데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산학 협력, 외국인 연수생 활용, 지자체 차원의 진흥조례 제정 등 대응책이 모색되고 있다. 단순히 가격 문제가 아니라 인쇄 산업 기반 자체의 지속 가능성이 달린 사안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한편 조달청은 공공조달 규모가 2024년 기준 225조 원을 넘었다고 밝히며 데이터 기반 정책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 나라장터 전자입찰 확대, 조달 데이터팀 신설을 통해 가격 적정성 모니터링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아울러 중소기업계는 ‘공공조달형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을 요청하며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위험을 완화하려 하고 있다.
결국 핵심은 적정 단가의 제도화와 인력 기반 확보다. 업계의 요구가 제도 개선과 맞물려 구체적 실행 단계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관건이다. 인쇄업계가 저가 경쟁에서 벗어나 공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회복하려면 정부·업계·학계의 공동 노력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