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휴전 유지와 협상 재개 가능성을 언급하는 가운데서도 호르무즈 해협 일대 군사 충돌은 오히려 격화되고 있다. 미군은 이란 항구로 진입하려던 이란 국적 유조선 2척을 정밀 타격했다고 밝혔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을 향해 “빨리 합의에 서명하라”며 추가 군사 대응 가능성을 경고했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9일(현지시간) 엑스(X)를 통해 “외교적 해법이 논의될 때마다 미국은 무모한 군사 모험을 선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락치 장관은 “이란 국민은 압박에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압박에도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국은 전날 호르무즈 해협에서 벌어진 공격 책임을 두고도 정면 충돌했다. 미국은 이란이 미군 함정 3척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 소형 선박 등을 동원한 “이유 없는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란 측은 미국이 먼저 이란 유조선과 해안 지역을 공격했다고 반박했다.
실제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란 남부와 오만 사이 해역에서 이란 항구로 진입하려던 이란 국적 빈 유조선 2척을 무력화했다고 발표했다.
미군은 해당 선박들이 “진행 중인 미국의 해상 봉쇄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정밀 유도 탄약을 선박 굴뚝에 발사해 이란 진입을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중부사령부는 또 현재 미군이 70척이 넘는 유조선의 이란 항구 입출항을 차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2월 이후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서 군사작전을 확대하며 사실상 해상 봉쇄 수준의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 측 피해 주장도 이어졌다.
이란 호르모즈간주 관계자는 미나브 인근 해역에서 공격받은 화물선 1척에 화재가 발생했고 부상한 선원 10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이란 군 최고지휘부는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으로 접근하던 이란 선박과 해안 지역까지 공습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운영하는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은 이란 측 소형 선박과 미사일, 드론 여러 대를 파괴했다”며 “이란 공격 세력에 큰 피해를 입혔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다시 그들을 때려눕힌 것처럼, 그들이 합의에 빨리 서명하지 않으면 앞으로 훨씬 더 세고 훨씬 더 폭력적으로 때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미국은 군사 압박과 별개로 외교 채널도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란이 미국 측 제안에 답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진지한 제안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번 휴전 국면이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시작한 군사 충돌을 종식하기 위한 협상 기반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미국은 다음주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추가 회담도 추진 중이다. 미국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완전한 무장 해제를 평화 협상의 핵심 조건으로 보고 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워싱턴에서 카타르 총리와 회동하고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진행 중인 파키스탄의 중재 노력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