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쇄 산업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고환율과 원자재 가격 급등, 장비 리스 부담, 인쇄 수요 감소가 겹치며 업계 전반이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다.
종이값은 올해 들어서만 30% 이상 뛰었다. 펄프의 수입 의존도가 85%에 이르는 상황에서, 국제 시세는 최근 8개월간 t당 57%나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까지 올라 원가 압박은 한층 가중됐다. 서울 충무로 인쇄 골목에서는 성수기임에도 가동을 멈추거나 폐업을 고려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장비 운용도 문제다. 인쇄업체 상당수가 장비를 직접 구매하지 못하고 리스에 의존한다. 그러나 운용리스는 개설 비용까지 장부에 반영돼 기간에 따라 비용으로 처리해야 한다. 리스료와 감가상각이 동시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장사를 해도 남는 게 없다”는 하소연이 업계 전반에 퍼져 있다.
수요 감소도 뼈아프다. 코로나19 이후 출판·광고 물량이 회복되지 못했고, 공공기관 발주와 출판사 주문도 크게 줄었다. 소비자들의 책값 저항까지 겹쳐 인쇄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특히 중소 인쇄업체는 일감 부족으로 인력 감축이나 폐업을 검토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인쇄업계는 고환율, 리스 비용, 수요 부진이라는 삼중고에 갇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장비를 리스해도 일거리가 없으니 남는 게 없다”며 “이런 구조적 위기를 정부와 업계 차원에서 함께 풀어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