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신 중 타이레놀(성분명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이 아동 자폐증(ASD)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연구는 인과관계를 입증하지 못하고 있어 의료계와 제약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9월 22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임신부가 타이레놀 복용을 자제해야 한다”며 “미 식품의약국(FDA)이 의사들에게 해당 사실을 공식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FDA는 아세트아미노펜 제품 라벨에 위험 경고 문구를 삽입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행정부는 지난 20년간 미국 내 자폐아동 발생률이 400% 이상 늘어난 점을 경고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스웨덴에서 250만 명을 장기 추적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비롯해 미국, 스웨덴, 일본 다기관 공동 연구 결과에서는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과 자폐증 간에 의미 있는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 일부 연구가 장기간 고용량 복용 시 통계적 연관성을 제시했지만 인과성이 불확실하고 재현성이 부족해 기존 지침인 ‘필요 최소 용량, 단기 사용’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세계 산부인과학회와 신경발달 전문가들도 “타이레놀은 여전히 임신 중 사용 가능한 가장 안전한 진통제 중 하나”라며 “근거 부족한 경고가 오히려 산모와 태아 건강에 더 큰 위협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조사 켄뷰는 “과학적 합의와 배치되는 과도한 우려 제기는 공포를 조장할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번 발표 직후 켄뷰 주가는 하루 만에 7% 이상 급락하는 등 글로벌 제약시장에도 충격을 줬다. 미국 내 의료계와 학계는 “정치적 결정이 과학적 사실을 앞질렀다”며 추가 연구와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까지 타이레놀 복용과 자폐증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는 의학적으로 확증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임신부가 해열·진통제 사용 시 반드시 의사와 상담하고, 불필요한 장기·고용량 복용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