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개발도상국 특혜를 더 이상 요구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이는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명분을 선점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대국’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평가된다.
리창 중국 총리는 9월 유엔본부에서 열린 세계개발구상 고위급 회의에서 “중국은 보조금·관세 등 각종 혜택을 적용받는 개발도상국 특혜를 추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개도국 지위’ 자체는 유지해 글로벌 사우스와의 연대 이미지를 이어가려는 이중 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WTO 체제에서 개도국은 관세 감축, 보조금, 기술 지원 등 150여 개 분야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은 중국이 세계 2위 경제 대국임에도 개도국 특혜를 누리는 것을 ‘불공정한 특혜’라고 지적해 왔으며, 이번 조치는 미·중 협상 교착을 풀 실질적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WTO 사무총장은 “중국의 결정은 WTO 개혁을 위한 중요한 뉴스”라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전문가들 역시 중국이 혜택을 포기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지도력을 확보하려는 외교적 계산을 내포했다고 분석한다.
이번 선언은 미·중 무역협상 타결을 위한 전환점이자, WTO 개혁 논의와 글로벌 질서 재편 과정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