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레오 14세 교황이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을 “비인간적이며 비도덕적”이라고 규탄하고, 미국 가톨릭교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이민자 보호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교황은 바티칸에서 미국-멕시코 국경 지역의 주교단과 사회복지사 대표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이민자 가족이 보낸 수십 통의 편지와 고통을 호소하는 4분짜리 영상을 전달받았다. 영상 시청 후 교황은 “그들의 절망이 우리 모두의 무관심 때문”이라며 깊은 감동을 표하고, “미국 가톨릭 지도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맞서 더 강력히 목소리를 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폭력을 피해 고향을 떠난 이주민을 차가운 시선이나 차별의 낙인으로 대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을 저버리는 일”이라며 “교회는 환영과 연민, 연대를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낙태에 반대하면서도 이민자 인권을 외면하는 것은 생명 존중의 일관성을 잃은 태도”라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은 이번 발언을 “즉위 후 가장 강한 어조의 정치적 메시지”로 평가했다. 이에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체류자 중 범죄자를 추방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이행 중”이라며 반박했다. 반면 미국 내 진보 가톨릭 단체들은 교황의 발언을 환영하며 “신앙의 본질을 되새기게 하는 경종”이라고 평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이후 성 베드로 광장 미사에서도 “이주민을 환영하고 돕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라며 구체적 행동을 신자들에게 요청했다. “여러분이 건넌 바다와 사막 또한 하느님의 구원의 여정”이라며, 이주민에게 희망과 위로를 전하는 교회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절제된 화법으로 알려진 레오 14세 교황이 이번처럼 특정 국가의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의 연이은 발언은 세계 각국의 이민 정책에 대한 도덕적 기준을 새롭게 제시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