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환경미화원 적정임금 규정을 마련해 두고도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해당 사안을 직접 거론하며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전수조사와 감사를 지시했다.
대통령은 문제가 확인될 경우 책임자를 엄중히 징계하고, 미지급된 임금이 신속히 지급되도록 조치하라고 강조했다.
◇ 고시 기준 못 미친 임금 실태 = 이번 조치는 서울 강남구 사례가 언론 보도로 알려지면서 촉발됐다. 강남구는 민간 청소대행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며 환경미화원 1인당 최소 566만원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명시했다.
그러나 실제 지급 내역을 보면 기본급은 계약서상 기준의 절반 수준인 약 170만원에 그쳤다. 야간·추가근로 수당 등을 모두 합쳐도 월 537만원에 머물렀다. 계약서에 책정된 기본급 약 303만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해당 업체는 정부 고시를 반영한 설계액이 아닌 자체 기준으로 임금을 산정했고, 주휴수당도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관리·감독 공백 지적 = 업체 관계자는 “회사 내규에 따라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구청이 계약 당시 작성한 노무비 산출표에 대해서는 “별도로 보관하거나 관리하지 않는다”고 밝혀 임금 기준을 사실상 따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강남구청이 임금 지급 실태를 인지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단순 행정 착오를 넘어 관리·감독 책임을 회피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방자치단체는 민간위탁 계약 시 정부가 고시한 노무비 기준을 반영해야 하고, 지급 여부를 확인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계약 조건과 실제 지급액 사이에 차이가 발생한 셈이다.
◇ 전국 지자체로 조사 확대 = 대통령 지시에 따라 정부는 전국 지자체의 민간위탁 환경미화원 임금 지급 실태를 전수 점검할 방침이다. 조사 결과 위법 또는 계약 위반 사항이 드러날 경우 감사와 징계, 임금 환수 및 추가 지급 조치가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미화원은 지방자치단체의 필수 공공서비스를 담당하는 직군이다. 이번 전수조사가 구조적 임금 착취 관행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